오늘은 시드니에서 맞는 크리스마스 당일이다. 뭔가 설렜다.오전에 호텔을 나와 근처 The Rocks Cafe로 갔다. 커피 한 잔과 팬케이크로 브런치를 먹었다. 따뜻한 날씨에 부드러운 바람이 불어와 야외 테이블에 앉아 있으니, 그냥 멍하니 있어도 좋았다. 팬케이크를 자르며 다음 행선지를 생각했다. 딱히 급할 것도 없었다. 서큘러키 근처를 걷기 시작했다. 사람들 사이를 지나며 바다와 항구를 눈에 담았다. 적당한 날씨, 저마다의 표정을 짓는 얼굴들. 시드니라는 곳이 이렇게 쉽게 마음을 훔칠 수가 있나 싶었다. 오페라 하우스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가까이에서 보니 더 묘했고, 저 멀리 하버브릿지가 눈에 들어왔다. 카메라를 꺼내 사진을 찍었다. 관광객처럼 보이고 싶진 않았지만, 결국 나도 그중 하나였다. 점심..